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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July 28, 2020

코로나 봉쇄 풀리자, 굶주린 그들이 돌아왔다 - 조선일보

kuebacang.blogspot.com
입력 2020.07.29 12:10 | 수정 2020.07.29 12:19

코로나 봉쇄 기간 숨어있던 뉴욕의 악명 높은 쥐떼들
식당 야외영업 등으로 거리에 음식 쓰레기 쌓이자 복귀
뉴욕시 세수 줄어 손 놓자 시민이 '쥐잡기 자경단' 조직


미국 뉴욕시의 악명 높은 그들이 돌아왔다. 바로 쥐.

뉴욕 현지 매체들은 최근 코로나로 인한 경제 봉쇄가 풀리면서 사람들이 활동을 시작하자, 거리 곳곳에 쥐도 같이 들끓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시는 지난 6월22일부터 식당의 야외 영업을 허용하는 등 단계적 봉쇄 완화로 가고 있다. 이와 함께 식당 앞 길거리에서 오랜만에 외식을 즐기는 뉴요커들 신발 사이를 쥐들이 뛰어다니거나, 공원 벤치에 올라타면서 아수라장이 되고 있다고 NBC·포브스 등은 보도했다.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뉴욕의 쥐떼. /USA투데이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뉴욕의 쥐떼. /USA투데이

뉴욕의 쥐들은 코로나로 식당 영업이 전면 중단됐던 지난 3~5월에는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고 한다. 뉴욕시 보건위생부의 쥐 전용 신고전화 ‘311’엔 이 기간 동안 신고 접수가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자택에 격리되면서 길거리의 쥐를 볼 일이 잘 없거나, 쥐들이 지상에서 먹이를 찾지 못하자 하수구로 흘려보낸 음식 쓰레기를 따라 지하로 숨었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최근 식당 영업이 재개되고, 테이크 아웃한 음식을 야외 공간인 공원에서 먹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음식 쓰레기가 거리에 쌓이자 쥐들이 지상으로 다시 나왔다. 뉴욕시는 미식의 도시로, 2만7000여개의 식당이 들어차있다. 한 쥐 전문가는 뉴욕 매체 ‘고다미스트’ 인터뷰에서 “쥐들에게 엄청난 뷔페 식당이 다시 차려진 것”이라고 했다. 게다가 코로나 봉쇄 기간 동안 굶주린 탓에 더 공격적으로 변했다고 한다.

뉴욕의 쥐는 매우 크고 공격적이기로 유명하다. 평균 40㎝ 길이에 무게는 500g인데, 크면 50㎝에 1㎏까지 나간다. 토끼나 개만한 것이다. 먹이만 있으면 3주만에 번식을 한다. 각종 바이러스와 전염병 전염의 온상이기도 하다. 뉴욕시 인구가 840만명인데 이런 쥐가 최소 200만마리가 산다. 뉴요커들은 길거리나 지하철에서 맞닥뜨리는 이 쥐에 대한 공포를 ‘쥐 지옥의 묵시록(ratpocalypse·rat과 apocalypse의 합성어)’라고 부른다.

뉴욕시엔 쥐 전담 부서가 있다. 쥐 출몰 신고가 잦은 지역의 음식 쓰레기를 자주 수거하고 방역도 한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로 시 세수가 급감하면서 이 부서의 예산도 줄었다고 한다. 시민들이 돌아온 쥐에 떨고 있지만, 쥐 잡기는커녕 길거리 쓰레기 수거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뉴욕시민 엘리아스 슈웰씨가 반려견 선드롭을 데리고 브루클린 일대의 쥐를 잡으러 다니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뉴욕시민 엘리아스 슈웰씨가 반려견 선드롭을 데리고 브루클린 일대의 쥐를 잡으러 다니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당국이 손을 놓다보니 뉴욕에 ‘쥐 잡기 자경단’도 생겼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9일(현지시각) 선드롭이란 이름의 개를 끌고 브루클린 등의 쓰레기더미를 뒤지며 쥐를 잡는 엘리아스 슈웰이라는 남성을 소개했다. 이 남성의 사연이 지역 매체에 소개되자 시민들이 “우리 동네에도 와달라”고 요청, 무료로 쥐를 잡기도 한다고 한다.

선드롭이 잡을 수 있는 쥐는 4시간에 20여마리 뿐. 늘어나는 쥐떼를 막기엔 턱없이 부족하지만, 이들에게 영감을 받아 쥐잡기 활동에 나선 맹견주들이 꽤 있다고 한다. 뉴욕시는 “쥐는 개나 고양이를 풀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시민들이 철저히 음식 쓰레기를 치우고 집 주변 쥐구멍을 막고 쥐덫을 놔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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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29, 2020 at 10:1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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